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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C 웹사이트 리디자인: Y Combinator가 홈페이지를 다시 만든 이유

B2B SaaS 템플릿에서 벗어나 창업자의 얼굴과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리디자인 과정

Y Combinator가 5년 만에 홈페이지를 완전히 새로 만들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만들어진 기존 사이트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해왔지만, YC 팀은 더 이상 그 사이트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디자이너 Evard와 함께 진행한 이번 리디자인은 단순한 시각적 개편이 아니라, 메시지 자체를 바꾸는 작업이었습니다.

실용적인 사이트는 좋지만, 영감을 주지는 못합니다

기존 YC 홈페이지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실용적인 B2B SaaS 템플릿"이었습니다. CTA 버튼, 히어로 이미지, 왼쪽에 텍스트, 오른쪽에 통계, 그리고 로고들. 기능적으로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YC라는 브랜드가 가진 특별함을 전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헤드라인은 "Top YC Companies"였습니다. 스크롤하면서 읽어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문구입니다. "수십 개의 10억 달러 기업이 여기서 시작되었다"고 말해야 할 자리에, 그저 목록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스타트업의 성공률을 높입니다"라고 적혀 있지만, 얼마나 높이는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주장만 있고 증거는 없는 사이트였습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우리가 하지 않는 것들" 목록이 있었습니다. 이사회 석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결정에 몇 달씩 걸리지 않습니다, 덱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메시지이지만, 부정형으로 나열하면 방어적으로 보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는지를 말하는 사이트는 자신감이 부족해 보입니다.

로고가 아니라 사람을 보여줘야 합니다

기존 사이트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Top Companies" 섹션이었습니다. 화려한 로고들이 나열되어 있었지만, 그 회사를 만든 창업자들의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YC는 단순히 이 회사들의 여정에 함께한 것이 아니라, 궤적 자체를 바꿔놓은 존재입니다. 그런데 사이트에서는 그저 로고를 나열하는 것으로 끝이었습니다.

새 사이트에서는 접근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YC 배치 당시의 창업자 사진과 현재의 모습을 나란히 보여줍니다. 왼쪽에는 배치 시절의 젊고 긴장된 표정, 오른쪽에는 수십억 달러 기업의 대표가 된 모습. 이 대비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왼쪽의 사람들은 지금 배치를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10년 뒤에는 오른쪽의 사람들이 될 겁니다. 누구든 자신의 모습을 거기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디 파운더의 웹사이트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사 로고를 나열하는 것보다, 실제 사용자의 얼굴과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 훨씬 강력합니다. 사람은 로고가 아니라 사람에게 공감합니다.

15년 전 카피를 그대로 쓴 이유가 있습니다

새 사이트에서 YC를 설명하는 단락이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카피는 Paul Graham이 15년 전에 쓴 원문 그대로입니다. 바뀐 것은 "연 2회"가 "연 4회"로, "마운틴 뷰"가 "샌프란시스코"로 바뀐 정도입니다. 본질은 한 글자도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브랜딩에서 중요한 교훈입니다. 핵심 메시지가 여전히 유효하다면,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새것을 만들겠다는 욕구 때문에 이미 완벽한 것을 망치는 실수를 인디 파운더들도 자주 합니다. 리디자인은 모든 것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바꿔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자기 입으로 자랑하면 아무도 믿지 않습니다

새 사이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섹션 중 하나는 창업자 인터뷰 모음입니다. 최근 1~2년 내에 YC를 졸업한 창업자들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YC 경험이 어땠는지, 가장 큰 배움이 무엇이었는지. 그 답변들을 짧은 사운드바이트로 엮어서 마치 하나의 연속된 글처럼 배치했습니다. 각 인용구에 마우스를 올리면 창업자의 얼굴과 회사 정보가 나타납니다.

YC 팀이 의도적으로 피한 것이 있습니다. "YC가 당신의 인생을 바꿀 것입니다" 같은 자기 자랑을 직접 하지 않은 것입니다. 대신 창업자들의 이야기가 그 메시지를 전달하게 했습니다. 자기가 말하면 광고이고, 다른 사람이 말하면 증거입니다.

  • 자기 소개를 줄이세요. 고객의 목소리가 더 설득력 있습니다.
  • 실제 인용을 사용하세요. 만들어낸 추천사는 금방 티가 납니다.
  • 구체적인 경험을 담으세요. "좋았다"보다 "매주 목요일 저녁 그룹 오피스아워에서 피봇을 결심했다"가 백배 낫습니다.

"formidable"이라는 단어 하나가 브랜드를 정의합니다

새 사이트의 히어로 섹션에는 "formidable"이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이것은 Paul Graham이 에세이에서 YC가 찾는 창업자를 묘사할 때 사용한 단어입니다. Jessica Livingston도 같은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YC 내부에서 지금도 일상적으로 쓰이는 단어입니다.

히어로 섹션에는 이 단어에 대한 각주가 달려 있습니다. PG 에세이의 각주 스타일을 그대로 따른 것입니다. 단순한 디자인 요소가 아니라, YC의 뿌리와 철학에 대한 경의입니다. 하나의 단어가 조직의 정체성 전체를 압축할 수 있습니다. 인디 파운더도 자신의 브랜드를 정의하는 단 하나의 핵심 단어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Figma를 버리고 AI와 라이브로 디자인했습니다

이번 리디자인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프로세스입니다. YC 팀은 Figma에서 시작했지만, 금방 한계를 느꼈습니다. 정적인 프레임에서는 인터랙션과 애니메이션을 실험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리포를 만들고 Claude Opus 4.5를 Cursor에서 사용해 바로 코드로 디자인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Opus 4.5를 디자인 팀의 동료처럼 사용했습니다. "이 섹션에 들어갈 정보는 이것입니다. 창의적으로 보여주세요"라고 프롬프트를 던졌습니다. 때로는 결과가 나빴고, 때로는 발전시킬 만한 핵심이 있었습니다.

이 방식의 핵심은 속도입니다. 라이브 환경에서 즉시 결과를 확인하면서 수백 가지 변형을 며칠 만에 탐색할 수 있었습니다. 정적인 도구에서는 절대 도달하지 못했을 결과물입니다. 창업자 사진의 before/after를 스크롤로 분리하는 인터랙션도, 파트너 카드에 마우스를 올리면 배치 시절 사진이 나타나는 것도, 코드에서 직접 실험하지 않았다면 나오지 않았을 아이디어입니다.

인디 파운더에게 이것은 실질적인 교훈입니다. 디자인 도구에서 완벽한 시안을 만든 뒤 개발하는 전통적인 워크플로우가 더 이상 유일한 방법이 아닙니다. AI와 함께 코드 위에서 직접 디자인하면, 인터랙션과 스토리텔링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습니다.

전환율 최적화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새 YC 사이트에는 히어로 섹션에 지원 버튼이 없습니다. 일반적인 웹사이트 설계 원칙으로 보면 이상한 선택입니다. 하지만 YC 팀의 논리는 명확했습니다. "이것은 전환율을 0.1% 올리려는 B2B SaaS가 아닙니다."

YC가 원하는 것은 사람들이 버튼을 클릭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이 이야기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영감을 받은 사람은 결국 지원합니다. 버튼이 한 명 더 지원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이 지원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인디 파운더의 랜딩 페이지도 같은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CTA 버튼의 색상, 위치, 문구를 최적화하는 데 시간을 쓰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합니다. 방문자가 이 페이지를 읽고 나서 무엇을 느끼기를 원하는가. 느낌이 맞으면 전환은 따라옵니다. 느낌이 없으면 버튼을 아무리 크게 만들어도 소용없습니다.

이 글은 Y Combinator의 영상 How We Redesigned Our Website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