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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제 설계: 3개의 플랜이 1개보다 매출이 높은 이유

가격을 정하는 것과 플랜을 설계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기술입니다

월 9,900원짜리 SaaS를 만들었습니다. 기능은 좋고, 고객도 만족합니다. 하지만 매출이 정체됩니다. 모든 고객이 같은 가격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고객은 기본 기능만 씁니다. 어떤 고객은 모든 기능을 쓰면서도 더 많은 것을 원합니다. 한 가지 요금제는 두 부류 모두를 놓칩니다. 저렴한 플랜을 원하는 사람은 9,900원도 비싸다고 느끼고, 더 많이 쓰는 사람에게는 9,900원이 너무 쌉니다.

요금제는 가격이 아니라 선택지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가격 책정은 "얼마를 받을 것인가"입니다. 요금제 설계는 "어떤 선택지를 줄 것인가"입니다. 둘은 완전히 다릅니다.

사람은 선택지가 없으면 "살까 말까"를 고민합니다. 선택지가 있으면 "어떤 걸 살까"를 고민합니다. 질문 자체가 바뀝니다. 구매 여부를 묻는 것에서 구매 방식을 묻는 것으로. 이것이 요금제의 힘입니다.

3개의 플랜이 작동하는 심리학: 골디락스 효과

사람은 극단을 피합니다. 가장 비싼 것은 부담스럽고, 가장 싼 것은 불안합니다. 자연스럽게 가운데를 선택합니다. 이것이 골디락스 효과입니다.

"3개의 플랜에서 가운데 플랜의 선택률은 60%를 넘습니다. 가운데 플랜이 당신의 '진짜' 가격입니다."

설계 전략은 명확합니다. 가장 많이 팔고 싶은 플랜을 가운데에 놓으세요. 위에는 앵커(비교 기준)를 놓고, 아래에는 진입점을 놓으세요.

  • 무료/베이직 (진입점): 핵심 가치를 경험하게 합니다. 제한은 분명하게. 더 쓰고 싶다는 욕구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 프로 (메인): 대부분의 고객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 "Most Popular" 뱃지를 붙이세요. 이 플랜이 매출의 60%를 만듭니다.
  • 비즈니스/엔터프라이즈 (앵커): 프로가 합리적으로 보이게 하는 역할. 실제로 선택하는 고객은 10~15%지만, 프로의 전환율을 높여줍니다.

기능을 나누는 기술: 무엇을 무료로 주고, 무엇에 돈을 받을 것인가

가장 어려운 결정입니다. 너무 많이 무료로 주면 업그레이드할 이유가 없고, 너무 적게 주면 가치를 경험하지 못합니다.

원칙은 간단합니다. 핵심 가치는 무료로, 편의 기능에 과금하세요.

  • 무료로 줄 것: 제품의 핵심 가치를 경험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 사용자가 "이거 좋다"고 느끼는 순간(Aha 모먼트)까지는 무료여야 합니다.
  • 과금할 것: 사용량 확대(저장 공간, API 호출), 협업 기능(팀 멤버 추가), 고급 분석(리포트, 대시보드), 우선 지원(24시간 응답).
  • 절대 하면 안 되는 것: 핵심 기능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것. "파일 3개까지 무료"보다 "개인 사용은 무료, 팀은 유료"가 자연스럽습니다.

연간 결제의 마법: 할인이 아니라 현금 흐름입니다

연간 결제를 유도하는 이유는 할인을 주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12개월치 현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월 29,000원 × 12개월 = 348,000원. 연간 결제 시 20% 할인하면 278,400원. 인디 파운더에게 이 차이는 작지 않습니다. 하지만 278,400원이 한 번에 들어옵니다. 이탈 걱정 없이 12개월을 보낼 수 있습니다.

요금제 페이지에서 연간 결제를 기본 선택으로 보여주세요. "월 23,200원 (연간 결제 시)"로 표시하면, 월 결제보다 저렴하다는 인식이 먼저 형성됩니다.

한국 시장의 요금제 설계: 카드 결제와 부가세를 고려하세요

한국 시장에서 요금제를 설계할 때 놓치기 쉬운 것들이 있습니다.

  • 부가세 포함 표시: 한국 소비자는 VAT 포함 가격에 익숙합니다. 9,900원(VAT 별도)보다 10,890원(VAT 포함)이 신뢰감을 줍니다. 또는 아예 부가세 포함 9,900원으로 설계하세요.
  • 정기결제 동의: 토스페이먼츠, 아임포트 등 PG사의 정기결제 API를 사용할 때, 구독 해지를 쉽게 만드세요. 해지가 어려우면 환불 요청이 늘어납니다.
  • 가격 심리: 한국에서는 x,900원보다 x,000원 단위가 더 깔끔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B2B라면 월 3만 원, 5만 원처럼 만 원 단위가 청구서에 깔끔합니다.

사용량 기반 과금: 고정 요금의 한계를 넘는 방법

모든 제품이 고정 요금에 맞는 것은 아닙니다. API 서비스, AI 도구, 데이터 처리 제품은 사용량 기반 과금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최고의 요금제는 고객의 성공과 연동됩니다. 고객이 더 많이 쓸수록, 더 많은 가치를 얻고, 더 많이 지불합니다."

하이브리드 모델도 효과적입니다. 기본 요금 + 사용량 초과분. 예를 들어 월 19,000원에 API 호출 10,000건 포함, 이후 건당 1원. 예측 가능한 비용에 유연성을 더한 구조입니다.

요금제 페이지 체크리스트

오늘 바로 점검할 수 있는 항목들입니다.

  • 플랜 개수: 2~4개가 적당합니다. 5개 이상은 선택 장애를 유발합니다.
  • 추천 플랜 표시: "Most Popular" 또는 "추천" 뱃지로 가운데 플랜을 강조하세요.
  • 기능 비교표: 각 플랜의 차이가 한눈에 보여야 합니다. 체크마크와 X표시를 활용하세요.
  • 연간 결제 유도: 토글 스위치로 월/연 전환을 보여주되, 연간이 기본 선택이어야 합니다.
  • FAQ 섹션: "언제든 해지할 수 있나요?", "업그레이드/다운그레이드 가능한가요?" 등 결제 불안을 해소하세요.

요금제는 한 번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고객 데이터를 보면서 지속적으로 조정하세요. 어떤 플랜에서 이탈이 많은지, 어떤 기능 때문에 업그레이드하는지. 요금제 페이지는 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랜딩 페이지입니다. 매출의 구조가 여기서 결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