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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스타트: 사용자 0명에서 시작하는 법,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틀린 질문입니다

사용자가 없으니 콘텐츠가 없고, 콘텐츠가 없으니 사용자가 오지 않습니다. 이 악순환을 끊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마켓플레이스를 만들었습니다. 판매자를 모집하려니 "구매자가 몇 명이나 되나요?"라고 묻습니다. 구매자를 모집하려니 "상품이 몇 개나 있나요?"라고 묻습니다. 커뮤니티를 만들었습니다. 회원에게 "활발한 대화가 있나요?"라고 물어봅니다. 대화가 활발하려면 회원이 있어야 합니다. 회원이 오려면 대화가 활발해야 합니다.

사용자 0명. 콘텐츠 0개. 거래 0건. 리뷰 0개. 모든 것이 0인 상태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이것이 콜드스타트 문제입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인디 파운더가 이 문제 앞에서 멈춥니다.

빈 레스토랑 효과: 사람이 없는 곳에 사람은 가지 않습니다

금요일 저녁, 음식점 두 곳이 나란히 있습니다. 한 곳은 만석이고, 한 곳은 텅 비어 있습니다. 당신은 어디로 갑니까? 당연히 사람이 많은 곳입니다. 음식을 먹어보지도 않았는데, 사람이 많다는 사실 하나가 "여기가 맛있겠다"는 판단을 대신합니다.

디지털 제품도 같습니다. 리뷰가 0개인 앱을 설치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게시글이 하나도 없는 커뮤니티에 가입하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상품이 3개뿐인 마켓플레이스에서 결제하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이것이 콜드스타트의 본질입니다. 네트워크 효과가 작동하려면 최소한의 참여자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최소한의 참여자를 모으는 것 자체가 가장 어렵습니다.

앤드류 첸의 원자 네트워크: "작은 것"부터 채우세요

우버의 전 성장 책임자 앤드류 첸은 "원자 네트워크(Atomic Network)"라는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전체 시장을 한 번에 채우려 하지 말고, 자체적으로 작동하는 가장 작은 단위의 네트워크를 먼저 만들라는 것입니다.

우버는 미국 전역에서 동시에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샌프란시스코 한 도시에서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도시 전체가 아니라, 특정 지역의 저녁 시간대에 집중했습니다. 운전자 10명, 승객 50명. 이 정도면 "앱을 켜면 5분 안에 차가 온다"는 경험이 가능합니다. 이것이 원자 네트워크입니다.

시장 전체를 채우려 하지 마세요. 자체적으로 돌아가는 가장 작은 단위를 먼저 만드세요. 한 동네, 한 직군, 한 커뮤니티. 그것이 콜드스타트를 돌파하는 첫 번째 열쇠입니다.

공급을 먼저 채워라: 닭이 먼저입니다

마켓플레이스, 플랫폼, 커뮤니티. 양면 시장에서는 항상 "어느 쪽을 먼저 채울 것인가"의 문제가 있습니다. 정답은 대부분 공급 쪽을 먼저 채우는 것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구매자가 와서 아무것도 없으면 떠나고 다시 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판매자가 등록해두고 구매자가 없으면, 기다릴 수는 있습니다. 상품이 100개인 마켓플레이스에 구매자를 보내는 것과, 상품이 0개인 마켓플레이스에 구매자를 보내는 것. 어느 쪽이 가능합니까?

  • 에어비앤비: 초기에 창업자가 직접 크레이그리스트에서 숙소를 등록하는 호스트를 찾아다녔습니다. 전문 사진사를 보내 숙소 사진을 찍어주기까지 했습니다. 게스트가 아니라 호스트를 먼저 모았습니다.
  • 레딧: 초기에 창업자 두 명이 수백 개의 가짜 계정을 만들어 직접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외부에서 볼 때 "활발한 커뮤니티"처럼 보이게 만든 것입니다.
  • 크몽: 초기에 운영팀이 직접 프리랜서에게 연락해서 서비스를 등록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상품이 채워진 후에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

핵심은 "채워진 느낌"을 먼저 만드는 것입니다. 실제로 수만 명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처음 방문한 사람이 "여기 뭔가 있네"라고 느끼는 수준이면 됩니다.

혼자서 100명의 역할을 하세요: 인디 파운더의 특권

대기업이 콜드스타트를 해결하는 방법은 돈입니다. 보조금을 뿌리고, 쿠폰을 나눠주고, 광고를 태웁니다. 인디 파운더에게는 그런 예산이 없습니다. 하지만 인디 파운더에게는 다른 무기가 있습니다. 직접 하는 것입니다.

  • 커뮤니티를 만들었다면: 첫 한 달은 당신이 매일 글을 올리세요. 질문을 던지고, 직접 답하고, 유용한 자료를 공유하세요. 당신 혼자서 10명의 활발한 회원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 마켓플레이스를 만들었다면: 초기 판매자를 한 명 한 명 직접 섭외하세요. 이메일, DM, 카카오톡. 확장 불가능한 방법을 쓰세요. 폴 그레이엄이 말한 "Do things that don't scale"입니다.
  • 리뷰 기반 서비스라면: 첫 10명의 고객에게 제품을 무료로 주고 솔직한 리뷰를 부탁하세요. 리뷰 0개와 리뷰 10개의 차이는 매출의 차이가 아니라 존재와 비존재의 차이입니다.

이것이 인디 파운더의 특권입니다. CEO가 직접 고객 한 명 한 명과 대화하고,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직접 문제를 해결합니다. 대기업은 절대 이렇게 할 수 없습니다.

티핑 포인트: 마법이 시작되는 숫자

콜드스타트를 넘기면 네트워크 효과가 작동하기 시작합니다. 사용자가 사용자를 데려오고, 콘텐츠가 콘텐츠를 만들어냅니다. 문제는 그 "티핑 포인트"가 어디인지 아는 것입니다.

업종마다 다르지만, 인디 파운더의 제품에서 대략적인 기준은 이렇습니다.

  • 커뮤니티: 매일 글을 올리는 활성 사용자 30명. 이 정도면 새로 가입한 사람이 "여기 살아있구나"라고 느낍니다.
  • 마켓플레이스: 카테고리당 최소 20개 이상의 상품. 검색했을 때 "선택지가 있다"고 느끼는 수준.
  • SaaS: 유료 고객 50명. 이 정도면 입소문이 시작되고, 리뷰가 쌓이고, 사례 연구를 만들 수 있습니다.
  • 뉴스레터: 구독자 1,000명. 오픈율 40% 기준으로 400명이 읽습니다. 광고주에게도 의미 있는 숫자입니다.

0에서 1이 가장 어렵습니다. 1에서 10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10에서 100은 조금 쉬워지고, 100에서 1,000은 시스템이 돌아갑니다. 콜드스타트를 넘기면, 성장은 가속됩니다.

한국 시장에서 콜드스타트를 돌파하는 3가지 전술

한국 시장에는 콜드스타트를 돌파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독특한 채널들이 있습니다.

  • 네이버 카페를 마중물로 쓰세요: 당신의 타겟 고객이 모여 있는 네이버 카페를 찾으세요. 직접 가입하고, 진심으로 도움이 되는 글을 올리고, 관계를 맺으세요. 한 달간 카페에서 신뢰를 쌓은 뒤, 자연스럽게 당신의 서비스를 소개하세요. 네이버 카페 하나에서 첫 50명의 사용자를 데려올 수 있습니다.
  •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활용하세요: 주제별 오픈채팅방에서 활동하며 존재감을 만드세요. 당신이 직접 오픈채팅방을 개설해서 초기 커뮤니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채팅방 100명이 당신의 첫 번째 사용자 풀이 됩니다.
  • 블로그와 SNS에서 빌드 인 퍼블릭을 하세요: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공개하세요. "사용자 0명에서 시작합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세요. 한국 시장에서 투명한 창업 과정을 공유하는 사람은 아직 드뭅니다.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첫 번째 사용자가 됩니다.

콜드스타트는 한 번만 넘기면 됩니다

콜드스타트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습니다. 한 번만 넘기면 됩니다. 그리고 한 번 넘기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네트워크 효과가 작동하기 시작하면, 사용자가 사용자를 부르고, 콘텐츠가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거래가 거래를 낳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디 파운더는 이 구간에서 포기합니다. "아무도 안 오는데"라는 생각이 듭니다. 런칭하고 일주일이 지나도 사용자가 5명뿐입니다. 두 달이 지나도 50명입니다. 뭔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원래 이렇습니다. 에어비앤비의 첫 해 예약 수는 보잘것없었습니다. 인스타그램도 초기에는 창업자의 지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모든 네트워크형 제품은 보잘것없는 시작을 거칩니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단순합니다. 확장 불가능한 방법을 쓰세요. 한 명 한 명 직접 모으세요. 직접 글을 쓰고, 직접 대화하고, 직접 채우세요. 티핑 포인트에 도달할 때까지 멈추지 마세요. 콜드스타트는 근성의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