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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델 유형: B2C, B2B, B2B2C, B2G — 인디 파운더가 첫 제품의 고객을 정하는 법

누구에게 팔 것인가를 결정하는 순간, 제품의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좋은 제품을 만들면 알아서 팔린다"는 말은 반만 맞습니다. 진짜 중요한 질문은 누구에게 팔 것인가입니다. 개인 소비자에게 파는 것과 기업에게 파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게임입니다. 가격이 다르고, 세일즈가 다르고, 마케팅이 다르고, 심지어 제품의 형태까지 달라집니다.

인디 파운더가 첫 제품을 만들 때, 이 선택을 가볍게 넘기면 6개월 뒤 "열심히 만들었는데 왜 안 팔리지?"라는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각 모델의 특성을 이해하고, 당신의 상황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세요.

B2C: 개인에게 파는 게임, 볼륨이 생명입니다

B2C(Business-to-Consumer)는 가장 직관적인 모델입니다. 개인 사용자에게 직접 제품을 팝니다. 노션, 스포티파이, 넷플릭스가 B2C입니다.

인디 파운더에게 B2C의 매력은 빠른 피드백입니다. 제품을 만들면 바로 사용자 반응을 볼 수 있습니다. 결제까지의 경로도 짧습니다. 신용카드 하나면 됩니다.

하지만 함정이 있습니다. B2C에서 개인의 지불 의사는 낮습니다. 월 5,000원도 고민합니다. 이탈률은 높고, 고객 지원 요청은 많습니다. 수익을 내려면 수천, 수만 명의 사용자가 필요합니다. 마케팅 비용이 곧 생존의 문제가 됩니다.

  • 가격대: 월 5,000원~30,000원 (한국 기준)
  • 세일즈: 셀프서브. 랜딩 페이지와 앱스토어가 영업사원입니다.
  • 마케팅: SEO,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 바이럴 루프
  • 핵심 지표: DAU/MAU, 이탈률, 바이럴 계수

B2B: 기업에게 파는 게임, 한 건이 백 건의 가치입니다

B2B(Business-to-Business)는 기업을 고객으로 삼는 모델입니다. Slack, Jira, AWS가 B2B입니다. 인디 파운더가 만드는 마이크로 SaaS 대부분이 B2B에 해당합니다.

B2B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객단가입니다. 기업은 문제를 해결해 주는 도구에 월 수십만 원을 기꺼이 지불합니다. 고객 100명이면 의미 있는 매출이 나옵니다. 이탈률도 B2C보다 훨씬 낮습니다. 한번 도입하면 쉽게 바꾸지 않습니다.

대신 세일즈 사이클이 깁니다. 의사결정자가 여러 명이고, 보안 검토가 있고, 예산 승인이 필요합니다. 한국에서는 결재 라인까지 거쳐야 합니다. 첫 계약까지 3~6개월이 걸리기도 합니다.

B2C는 1,000명에게 1만 원을 받는 게임이고, B2B는 10명에게 100만 원을 받는 게임입니다. 같은 1,000만 원이지만, 도달하는 경로가 완전히 다릅니다.

  • 가격대: 월 50,000원~수백만 원 (팀/조직 단위)
  • 세일즈: 데모 콜, 무료 트라이얼, 파운더 세일즈
  •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링크드인, 콜드 이메일, 파트너십
  • 핵심 지표: MRR, CAC, LTV, 세일즈 사이클 길이

B2B2C: 기업을 통해 개인에게 닿는 우회 전략

B2B2C(Business-to-Business-to-Consumer)는 기업을 통해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모델입니다. 기업이 당신의 제품을 자사 고객에게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결제 솔루션을 만들었다고 합시다. 소비자에게 직접 팔지 않습니다. 쇼핑몰 사업자에게 팝니다. 쇼핑몰이 당신의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면, 쇼핑몰의 고객(소비자)이 자동으로 당신의 사용자가 됩니다. 토스페이먼츠, 채널톡, NHN커머스가 이 모델입니다.

B2B2C의 매력은 레버리지입니다. 기업 고객 하나를 확보하면 그 뒤에 있는 수백, 수천 명의 최종 사용자에게 동시에 도달합니다. 마케팅 비용 대비 효율이 극도로 높습니다.

하지만 인디 파운더에게 B2B2C는 쉽지 않습니다. 중간 기업의 요구사항이 까다롭습니다. 화이트 라벨링, API 커스터마이징, SLA 보장 등 엔터프라이즈 수준의 안정성을 요구받습니다.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B2G: 정부에게 파는 게임, 느리지만 안정적입니다

B2G(Business-to-Government)는 정부 기관이나 공공기관을 고객으로 삼는 모델입니다. 한국에서는 나라장터(조달청), 공공 데이터 포털, 교육 기관 등이 대표적인 시장입니다.

B2G의 장점은 예산의 안정성입니다. 정부 예산은 이미 확보되어 있습니다. 계약이 성사되면 대금 지급이 확실합니다. 계약 기간도 보통 1년 이상이라 예측 가능한 매출이 생깁니다.

단점은 명확합니다. 입찰 과정이 복잡하고 느립니다. 행정 절차, 보안 인증(ISMS, CC 인증), 접근성 기준 충족 등 요구사항이 많습니다. 최저가 입찰 방식이 일반적이라 마진이 낮을 수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의사결정 속도는 민간의 3~5배입니다.

인디 파운더가 B2G에 진입하려면 특화된 도메인이 필요합니다. 교육 기술(에듀테크), 행정 자동화, 데이터 분석 같은 분야에서 작은 조달 건부터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D2C, C2C, B2D: 경계를 넘는 새로운 모델들

전통적인 분류 외에도 알아둘 모델이 있습니다.

D2C(Direct-to-Consumer)는 브랜드가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파는 모델입니다. 쿠팡이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같은 플랫폼에 입점하는 대신, 자체 웹사이트에서 직접 판매합니다. 마진이 높고 고객 데이터를 직접 소유할 수 있지만, 트래픽을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C2C(Consumer-to-Consumer)는 개인 간 거래 플랫폼입니다. 당근마켓, 번개장터가 대표적입니다.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므로 콜드스타트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인디 파운더가 혼자 시작하기에는 난이도가 높습니다.

B2D(Business-to-Developer)는 개발자를 고객으로 삼는 모델입니다. Stripe, Supabase, Vercel이 B2D입니다. 개발자는 가장 까다롭지만 가장 충성도 높은 고객입니다. 좋은 문서와 DX(개발자 경험)가 세일즈를 대체합니다.

인디 파운더를 위한 모델 선택 프레임워크

어떤 모델이 정답일까요? 정답은 없지만, 판단 기준은 있습니다.

  • 빠른 검증이 필요하다면 → B2C. 제품을 만들고 바로 반응을 볼 수 있습니다. 단, 수익화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 적은 고객으로 의미 있는 매출을 원한다면 → B2B. 고객 10~50명으로 월 수백만 원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인디 파운더에게 가장 현실적인 모델입니다.
  • 도메인 전문성이 있다면 → B2G 또는 버티컬 B2B. 교육, 의료, 법률 등 특정 산업의 경험이 있다면 높은 진입장벽이 오히려 유리합니다.
  • 플랫폼을 꿈꾼다면 → B2B2C. 단, 먼저 B2B로 시작해서 기업 고객 기반을 만든 뒤 확장하세요.

대부분의 성공한 인디 파운더는 B2B 마이크로 SaaS에서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적은 고객, 높은 객단가, 낮은 이탈률. 혼자 운영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구조입니다.

하나의 모델로 시작하되, 확장은 열어 두세요

처음부터 여러 모델을 동시에 시도하지 마세요. B2C와 B2B를 동시에 하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칩니다. 마케팅 메시지가 달라지고, 가격 구조가 충돌하고, 고객 지원의 수준이 갈립니다.

하나의 모델로 시작해서 PMF를 찾으세요. 그 다음에 확장하면 됩니다. Slack은 B2B로 시작해서 거의 B2C처럼 성장했습니다. Notion은 개인 사용자(B2C)로 시작해서 팀 플랜(B2B)으로 확장했습니다. Canva는 B2C에서 시작해 B2B와 B2G까지 확장했습니다.

당신의 첫 번째 질문은 "무엇을 만들까?"가 아닙니다. "누구에게 팔까?"입니다. 그 답이 제품의 형태, 가격, 마케팅, 세일즈, 그리고 당신의 일상까지 결정합니다.